요강을 엎는다?
link  미세스약초   2021-04-11

복분자딸기를 산딸기와 구별하게 하는 것은 열매의 색깔이다.
산딸기는 우리가 흔히 머릿속에 떠올리는 이미지 그대로 붉은색을 띤다.
반면 복분자딸기는 이어가는 도중에는 붉은색을 띠지만 완전히 익으면 검은 빛을 띠는 것이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블랙베리는 아니다)
또 산딸기는 보통 나무처럼 위로 자라는 반면, 복분자딸기는 줄기가 덩굴처럼 휘어있다.
3M쯤 자라면 줄기의 끝이 땅에 닿는데, 거기서 다시 뿌리를 내리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 야생 딸기중에 멍석딸기라는 것이 있는데, 역시 나무딸기의 일종이며 아예 땅바닥을 기어다니며
바닥에 멍석을 펴듯이 자란다고 해서 멍석딸기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었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언제부터 복분자딸기를 알고 지냈을까?
야생 나무딸기라는 점에서 복분자 역시 오랜 세월을 이땅에서 나고 자랐을 것이다.
그런데 기록상으로 처음 '복분자'가 나타난것은 '세종실록'에서다.
세종12년(1429년) 에 노중례라는 내의원이 한반도 토종 약재를 중국 의원들에게 보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당시 선진 의술을 가진 것으로 인정되는 중국으로부터 토종 약재들의 약효를 인정받으려고 중국에 약재들을
보내 시험 해 보았던 것이다.
이 때 약효가 인정된 약재 열가지와 약효가 인정되지 않은 약재 열가지가 있었는데 그중 후자에 복분자에 포함되어 있다.
이 기록으로 보아 중국 의원들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조선에서는 세종 이전에도 복분자를 약재로 써왔음을 알 수 있다.

사실 복분자와 산딸기가 일반인의 상식 속에서 뚜렷이 구분이 안 된 이유는 한의사들의 약재 명칭 때문일 것이다.
한방에서는 완전히 익기전의 나무딸기를 말려서 약재로 쓰는 것을 모두 복분자라고 불렀던 것이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품종으로서의 산딸기와 복분자딸기는 분명히 다른 종이다.
복분자딸기는 5월에서 6월에 꽃을 피우고, 6월중순부터 7월 초순에 열매가 익는다.
익을 때는 여느 딸기와 다름없는 붉은색을 띠며 완전히 익으면 거무스레하게 변한다.

그런데 이 '복분자'라는 단어는 별로 예쁘지 않은 어감을 갖고 있다.
이름만으로 보면 산딸기가 훨씬 낭만적이고 상큼하다.
그럼에도 복분자딸기만의 독특한 기능성 효과 때문에 그 이름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

이 이름에 대해서는 다양한 유래가 난무한다.
제일 흔한 것은 중국 이야기다.
한 노부부가 늘그막에 아들을 하나 낳았는데 영 허약해 백약을 먹였으나 효험이 없던 즈음, 한 나그네가 산에서 나는
나무딸기를 먹이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래서 이 열매를 먹였더니 몸이 날로 건강해져서 커서는 오줌을 누면 요강이 엎어질 정도 였다고 한다.
이때부터 나무딸기를 복분자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는 복분자딸기를 먹으면 처녀가 요강을 엎는다고 해서 복분자란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다른 설은 이 열매의 모양이 항아리를 엎어놓은 모양으로 생겨서 복분자라고 불렀는데
마침 정력에도 좋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와전되었다고도 한다.
사실 '분'자는 동이그릇이라는 뜻이다.
원래 요강은 '투(유라고도 읽음)'라는 한자어가 따로 있다.





-뜻밖의 음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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